01 · 90초 브리핑

알고리즘과 시장 인센티브만으로 화폐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가.

‘1코인=1달러’ 약속을 검증하는 세 질문: 준비자산, 상환권, 감사·공시.

사건
테라·루나 붕괴
기간
2018–현재
핵심 쟁점
가상자산 · 스테이블코인 · 신뢰

02 · 결정적 장면

가상자산 거래화면에는 1테라USD(UST)가 1달러에 가깝게 표시됐다. 이름에 달러가 들어갔지만 은행계좌나 금고에 같은 금액의 달러가 들어 있는 구조는 아니었다. 이용자는 UST와 다른 가상자산 루나(LUNA)를 교환하는 알고리즘과 시장 참여자의 차익거래가 가격을 1달러로 되돌릴 것이라고 믿었다. 2022년 5월 그 믿음이 흔들리자 가격을 지키기 위한 장치가 루나 공급을 늘렸고, 늘어난 공급은 다시 가격을 떨어뜨렸다.

03 · 자세한 이야기

장면 뒤에 있던 돈·계약·책임의 순서

8

가상자산 거래화면에는 1테라USD(UST)가 1달러에 가깝게 표시됐다. 이름에 달러가 들어갔지만 은행계좌나 금고에 같은 금액의 달러가 들어 있는 구조는 아니었다. 이용자는 UST와 다른 가상자산 루나(LUNA)를 교환하는 알고리즘과 시장 참여자의 차익거래가 가격을 1달러로 되돌릴 것이라고 믿었다. 2022년 5월 그 믿음이 흔들리자 가격을 지키기 위한 장치가 루나 공급을 늘렸고, 늘어난 공급은 다시 가격을 떨어뜨렸다.

스테이블코인은 일정한 가치에 연동하도록 설계한 가상자산이다. 준비자산형은 현금·국채 같은 자산을 보유하고 발행량에 대응한다. 담보형은 다른 가상자산을 초과 담보로 잡기도 한다. 알고리즘형은 두 토큰의 발행과 소각, 차익거래 유인으로 가격을 맞춘다. 같은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이름 아래 준비자산과 상환권이 다르다.

테라 구조에서 UST 가격이 1달러보다 낮아지면 시장참여자는 1 UST를 1달러 가치의 루나로 바꿔 차익을 얻을 수 있었다. UST가 소각되고 루나가 발행되면 UST 공급이 줄어 가격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UST가 1달러보다 높으면 반대 거래가 이뤄진다. 평소에는 가격 차이가 작아 차익거래가 균형을 만들 수 있다.

문제는 대규모 상환이 동시에 일어날 때다. UST 매도자가 많아 가격이 떨어지면 이를 소각하기 위해 더 많은 루나가 발행된다. 루나 가격이 내려가면 같은 1달러 가치를 지급하려고 발행해야 할 루나 수가 더 늘어난다. 공급 증가가 가격 하락을 만들고 가격 하락이 다시 공급을 늘린다. 흔히 ‘죽음의 소용돌이’라고 부르는 과정이지만 비유보다 숫자의 방향을 보는 편이 정확하다.

고수익 예치서비스 앵커프로토콜도 성장에 영향을 줬다. 이용자는 UST를 예치하고 높은 수익률을 기대했다. 그 수익이 차입자의 이자와 담보수익만으로 지속될 수 있는지, 별도 보조금에 얼마나 의존하는지가 중요했다. 높은 예치수익은 UST 수요를 늘렸지만 수익률이 낮아지거나 신뢰가 흔들리면 같은 자금이 빠르게 출금될 수 있었다. 24시간 거래되는 시장에는 은행 영업시간도, 출금창구의 줄도 없다.

2022년 5월 디페깅이 시작되자 UST와 루나 가격이 급락했다. 여러 거래소가 거래와 입출금을 중단하거나 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투자자는 가격 하락뿐 아니라 거래소별 조치와 네트워크 상황에 따라 자산을 옮기지 못하기도 했다. 알고리즘이 약속한 교환은 코드대로 실행될 수 있어도 교환해 주는 루나의 시장가치가 떨어지면 1달러의 경제적 가치는 지켜지지 않는다.

기술의 실패와 법적 책임

확정된 사실은 UST가 1달러 연동을 잃었고 루나 공급과 가격이 급변해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블록체인 거래와 발행량은 공개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지만 특정 지갑의 실소유자는 별도 증거 없이 단정해서는 안 된다. 손실액, 시가총액 감소, 투자자 피해액도 다른 개념이다.

기관 판단과 기소 내용은 국가마다 다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관련 토큰과 거래를 증권법 위반 및 사기라고 주장해 소송을 제기했고, 미국 법원의 민사판단과 형사절차가 진행됐다. 한국 검찰도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를 포함한 혐의로 관련자들을 기소했다.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핵심 인물의 송환과 미국 형사절차는 별도의 시간축에 놓인다. 2026년 8월 1일 현재 각 피고인·국가별 최종 상태는 출판 직전 공식 법원자료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

당사자 측은 UST와 루나가 증권이 아니며 시장 급변과 외부 공격이 붕괴에 영향을 줬다는 취지의 주장을 해 왔다. 수사기관과 규제기관은 상품 설계, 홍보, 준비자산 및 안정성에 관한 표시가 투자자를 오도했는지를 문제 삼았다. 기소는 유죄 확정이 아니다. 민사상 증권성 판단도 다른 국가의 형사재판을 자동으로 결정하지 않는다.

필자의 해석은 형사판결을 기다리지 않고도 구조에서 배울 수 있다. 가치안정 장치가 별도 준비자산 없이 같은 생태계 토큰의 시장가치에 의존하면 두 자산의 신뢰가 함께 떨어질 때 방어력이 약해진다. 평상시의 차익거래 성공은 대규모 이탈 때의 상환능력을 증명하지 않는다. 높은 예치수익의 재원이 신규 수요와 보조금에 의존할수록 감소 시점의 충격이 커진다.

가상자산 전체를 이 사건과 같은 것으로 볼 수도 없다. 비트코인, 준비자산형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증권은 목적과 권리가 다르다. 규제는 기술명보다 발행자의 약속, 보유자 상환권, 준비자산, 공시와 이해상충을 봐야 한다. 이용자도 백서의 알고리즘 설명보다 실제로 1코인을 누구에게 어떤 법적 권리로 상환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준비자산의 질도 발행액과 같은 숫자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현금과 단기국채는 비교적 빨리 현금화할 수 있지만 회사채, 대출, 다른 가상자산은 시장이 흔들릴 때 가격이 함께 떨어질 수 있다. 준비자산이 충분해 보여도 발행자의 다른 채무에 담보로 잡혀 있거나 파산재단과 분리되지 않으면 보유자의 상환권은 약하다. 보관기관과 법적 격리, 만기구조를 공시해야 한다.

차익거래자의 자본도 무한하지 않다. 가격이 0.99달러로 내려갔을 때 1달러 상환이 확실하면 매수세가 들어온다. 상환자산의 가치가 의심되거나 네트워크가 막히면 1센트의 차익을 위해 더 큰 위험을 떠안아야 한다. 알고리즘이 유인을 제시해도 참여자가 거래할 자금과 확신이 없으면 균형은 회복되지 않는다. 시장유동성은 코드 한 줄로 생성되지 않는다.

‘탈중앙화’라는 설명과 실제 통제권도 비교해야 한다. 프로토콜 변경 권한, 준비금 지갑의 키, 재단의 시장개입, 거래소 상장협의가 소수에게 집중될 수 있다. 의사결정자가 존재한다면 그 권한과 이해상충을 공시해야 한다. 분산된 검증망과 집중된 사업운영은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

투자자 보호규율은 발행과 거래, 보관을 나눠야 한다. 발행자는 안정성 약속과 준비자산을 공개하고, 거래소는 가격괴리와 입출금 중단 기준을 알려야 하며, 보관자는 고객자산을 자기재산과 분리해야 한다. 한 사업자 신고만으로 세 기능의 위험이 모두 통제되는 것은 아니다. 국경을 넘는 상품은 어느 나라 법원에서 상환권을 행사할지도 중요하다.

공시의 빈도는 가격안정 약속과 맞아야 한다. 매일 상환을 약속하면서 준비자산을 분기마다 공개하면 정보의 속도가 다르다. 발행량, 준비자산 구성, 대규모 상환, 특수관계자 거래를 짧은 주기로 공개하고 독립된 검증을 받아야 한다. 검증보고서가 감사의견과 같은 수준인지 단순 잔액확인인지도 밝혀야 한다.

거래소의 상장심사는 기술의 작동 여부만 보지 않아야 한다. 발행자와 핵심 개발자의 지분, 시장조성 방식, 비상정지 권한, 가격안정 실패 때의 계획을 확인해야 한다. 상장 뒤에는 거래량과 시가총액뿐 아니라 집중보유와 온체인 이동을 감시한다. 다만 주소 간 이동을 곧바로 내부자 매도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투자자가 탈출할 수 있는 가격도 화면의 최근 체결가와 다르다. 매수호가가 얇으면 큰 금액을 팔수록 평균가격이 내려간다. 예치서비스의 총자산이 커도 동시에 출금하면 교환 유동성이 부족할 수 있다. 위험공시는 보유액별 예상 슬리피지와 출금제한 조건을 보여줘야 한다.

붕괴 뒤 새 토큰이나 체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제시될 수 있다. 새 토큰의 배분은 과거 손실을 현금으로 보상하는 것과 다르다. 법적 청구권, 시장가치, 락업기간을 따로 봐야 한다. 피해회복액을 계산할 때 초기 배분수량에 임의의 시장가격을 곱해 확정금액처럼 제시해서는 안 된다.

24시간 시장은 위험을 처리할 시간을 줄인다. 잠든 사이 가격이 바뀌고 자동청산이 실행된다. 거래소별 입출금 중단은 보유자가 대응할 길을 막을 수 있다. 가격안정 상품이라면 가격 변동성뿐 아니라 상환 속도와 거래중단 조건까지 안정성의 일부로 봐야 한다.

1달러 약속에서 확인할 것

- 발행량에 대응하는 준비자산은 무엇이며 누가 보관하고 감사하는가. - 보유자가 발행자에게 1달러로 직접 상환을 청구할 법적 권리가 있는가. - 가격을 지키는 토큰의 가치가 떨어질 때 공급량이 어떻게 변하는가. - 높은 예치수익은 차입이자, 운용수익, 보조금 중 어디에서 나오는가.

코드는 약속된 교환을 실행했다. 약속의 가치를 보증하지는 않았다. 화면의 1달러 표시는 가격 목표였고, 달러 상환권과 준비자산은 별도의 질문이었다.

04 · 금융구조 해부

상품과 사건의 구조를 한눈에 보기

01 · 출발점

가상자산

테라·루나 붕괴

02 · 작동 장치

스테이블코인

알고리즘과 시장 인센티브만으로 화폐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가.

03 · 위험 증폭

신뢰

가격·유동성·정보·통제 가운데 하나가 흔들리면 손실이 다른 계약과 사람에게 이동한다.

04 · 최종 부담

이용자·소비자·공적 구제

‘1코인=1달러’ 약속을 검증하는 세 질문: 준비자산, 상환권, 감사·공시.

누가 내고 누가 최종 손실을 부담하는가
정보누가 무엇을 언제 알았고 설명했는가
책임계약·공시·통제·감독의 빈틈은 어디였는가

05 · 판단의 층위

사실·기관 판단·책임·해석을 분리해 읽기

FACT

기록에서 확인할 사실

가상자산 거래화면에는 1테라USD(UST)가 1달러에 가깝게 표시됐다. 이름에 달러가 들어갔지만 은행계좌나 금고에 같은 금액의 달러가 들어 있는 구조는 아니었다. 이용자는 UST와 다른 가상자산 루나(LUNA)를 교환하는 알고리즘과 시장 참여자의 차익거래가 가격을 1달러로 되돌릴 것이라고 믿었다. 2022년 5월 그 믿음이 흔들리자 가격을 지키기 위한 장치가 루나 공급을 늘렸고, 늘어난 공급은 다시 가격을 떨어뜨렸다.

2018–현재 · 사실관계 기준일 2026.08.01
AUTHORITY

감독·사법 판단

현재 기록 상태는 ‘후속 절차·제도 변화 추적’이다. 기관별 조치, 심급별 결론과 확정 여부를 구분하고, 수사·제재 단계의 판단을 확정판결과 같은 의미로 쓰지 않는다.

국내외 검찰·법원 테라·루나 사건자료, 금융위원회·한국은행 스테이블코인 보고서, 테라 백서·온체인 자료와 거래소 거래지원 종료 공지.
RESPONSIBILITY

책임과 제도의 쟁점

기술의 실패와 법적 책임

형사책임, 민사책임, 감독상 책임과 내부통제의 적정성은 각각 다른 기준으로 판단한다.
INTERPRETATION

필자의 판단

가격을 1에 맞추는 알고리즘은 신뢰가 남아 있을 때만 작동한다. 준비자산 없는 안정은 시장이 동시에 나가려는 순간 가장 먼저 시험받는다.

알고리즘과 시장 인센티브만으로 화폐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가.

판단 원칙확인된 사실, 당사자 주장, 감독당국 판단, 법원 판단과 필자의 해석을 문장과 시각 요소에서 분리한다.

06 · 박종길의 결론

가격을 1에 맞추는 알고리즘은 신뢰가 남아 있을 때만 작동한다. 준비자산 없는 안정은 시장이 동시에 나가려는 순간 가장 먼저 시험받는다.

- 발행량에 대응하는 준비자산은 무엇이며 누가 보관하고 감사하는가. - 보유자가 발행자에게 1달러로 직접 상환을 청구할 법적 권리가 있는가. - 가격을 지키는 토큰의 가치가 떨어질 때 공급량이 어떻게 변하는가. - 높은 예치수익은 차입이자, 운용수익, 보조금 중 어디에서 나오는가.

코드는 약속된 교환을 실행했다. 약속의 가치를 보증하지는 않았다. 화면의 1달러 표시는 가격 목표였고, 달러 상환권과 준비자산은 별도의 질문이었다.

이 사건에서 남길 판단 기준‘1코인=1달러’ 약속을 검증하는 세 질문: 준비자산, 상환권, 감사·공시.

알고리즘과 시장 인센티브만으로 화폐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가.

07 · 독자의 판단도구

다음 계약에서 확인할 질문

  1. 01

    스테이블 가치가 현금·국채 준비자산인지 알고리즘·다른 토큰 수요인지 확인했는가.

  2. 02

    대규모 환매 때 가격을 지킬 외부 유동성과 중단장치가 있는가.

  3. 03

    예치이자의 재원과 발행자·검증자·거래소의 책임을 구분했는가.

08 · 증거실

주요 확인자료

공시·판결·제재·회사 공식자료 등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다시 추적할 수 있는 1차자료를 제시합니다.

  • 국내외 검찰·법원 테라·루나 사건자료, 금융위원회·한국은행 스테이블코인 보고서, 테라 백서·온체인 자료와 거래소 거래지원 종료 공지.